** 2021년 추계학술대회 때 메인 주제로 다루어졌던 전자약 (electroceutical) 관련 강연 자료를 바탕으로 전자약의 기본 개념과 실제 적용 사례 위주로 설명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인 노령화는 의료의 중심을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변화시켰고 이는 의료비용 급증과 의료 기회의 불균등 및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전자약 시장은 현재 미국과 유럽의 소수 의료기기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나, 한국, 대만, 중국 등 후발주자 들과 적극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태입니다. 2020년 기준 세계 전 세계의 전자약 시장은 15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향후 6년간 연 평균 5.6%의 성장률, 2026년에는 208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림 1. 세계 전자약 시장 규모 전망
개념적으로 전자약(Electroceutical, 혹은 bioelectronics medicine)은 전기자극을 통해 신경신호를 조절하여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약물대체 또는 약물보완 기술입니다. 넓게 보면 심장박동기(pacemaker), 인공고막 등의 의료기기도 전자약으로 분류되며 의약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효과, 안전성을 장점으로 합니다. 대개 작은 장치를 체내에 이식하여 생리경로를 따라 전기자극을 전달하며, 이는 생리학적 치료반응을 유도합니다. 전자약의 기본이 되는 신경조절술 (Neuromodulation)은
국소 부위에 에너지(전기, 자기, 진동, 빛 등)를 전달하여 신경세포 자극 후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조절하거나, 신경기능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신경활동을 조절하지만, 분자적 작용기전에 대해선 명확히 이해되진 않았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신경조절술은 뇌심부자극술 (deep brain stimulation) 및 만성신경통 치료를 위한 척수 자극으로 파킨슨병, 경련, 실조증, 뇌전증, 우울증, 폐쇄성 무호흡증 등의 다양한 질환에서 적용됩니다 (그림 2).
또한 전자약(electronic + pharmaceutical)이라는 용어는 신경생물학, 전자기기, 데이터 과학이 융합된 신기술을 표현하기 위한 신조어로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기존의 전기자극술에 대비 전기 자극의 활용 방식과 대상 질환이 확장되고 임상적 효용성 뿐만 아니라 치료 편의성을 높인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IoT 및 Big data, 모바일앱, 비대면 온라인 산업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중심의 디지털치료제 (Digital therapeutics)와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최근 전자약은 중추신경 및 말초신경이 존재하는 몸 전체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연구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중추신경 위주였던 기존의 신경조절술은 말초신경으로 확장되고 그 중에서도 미주 신경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추신경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HPA axis)을 비롯하여 신체 상태에 따라 내분비 신경신호를 전달하여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도 담당하므로, 전자약은 의약품이 주로 담당해온 면역과 대사기능 조절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래에 언급한 A환자의 사례입니다. (표 1, 그림 3).
그러나 이를 목적으로 뇌나 신체의 심부에 전극을 삽입, 자극하는 것은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연구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밖에도 신기술의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높은 의료비용의 절감, 최소침습적인 시술 요건 등 해결해야할 많은 난제들이 많은 관심있는 연구자들의 협업을 통해 극복된다면, 멀지않은 미래에 난치성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림 2. 다양한 전자약의 실제 사용 영역
표 1. 그림 3. Crohn병에 걸렸던 환자에서 Setpoint Medical device의 효과를 본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