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안녕하세요.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의 웹진에 저의 연수 경험을 나눌 수 있게 기회를 주신 학회 측에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연수를 계획하고 계신 후학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또 동료, 선배 교수님들께도 보고를 드리는 마음으로 간략히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2021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뉴욕의 맨하탄에 있는 New York University (NYU)의 Dan Littman LAB에 연수를 제가 다녀온 LAB의 PI인 Dan은 기초면역학 분야에서 RORgt+ Th17 cell, Gut microbiota, 그리고 regulatory T cell 분야의 선구자이며 적지 않은 나이에도 현재도 매우 적극적으로 주요 key article 들을 Nature지 그리고 Cell 지 등에 출판하고 있는 연구자입니다.
처음 연수 기관과 P.I.를 결정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고려했던 사항이 있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저는 Neuroimmunology LAB을 운영하고 있고 또 Neuroimmunology 질환인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그리고 MOG항체 질환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로써 제 학술적 background가 임상 신경학과 신경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어 기초 면역학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좀 더 보충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이에 기초 면역학, B세포 면역학, 그리고 immunogenetic를 중점으로 연구하는 몇 곳의 연구실에 CV와 연구 계획, 그리고 google scholar link를 무작정 보냈었고, 고맙게도 Dan이 긍정적인 회신을 주어 연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또 저희 가정에는 초등학교 연령의 아이가 3명이 있기에 연수 대상 지역의 선정에는 연수 기관 PI 뿐 아니라 대상 지역이 안전한지 또 연수대상 지역의 공교육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지 또한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제 아내가 과거 장인어른의 해외 파견으로 인해 NY Long Island 지역의 Roslyn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를 바탕으로 미국 공교육평가 사이트(https://www.niche.com/)의 정보를 참고하여 거주 지역을 물색했습니다. 다만 2021년 초 중반은 아직 COVID-19의 영향이 상당히 있던 시기로 Manhattan 지역의 거주자들이 근교로 이주를 하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여 Long island 지역의 월세가 최고점으로 치솟기도 했었고 또 입주가 가능한 집을 구하는 것 또한 어려웠습니다. 결국 집 하나를 가지고 여러 명의 세입자가 경쟁을 하게 되는데 저의 경우 미국 내의 credit이 없기에 몇 번의 경쟁에서 탈락한 후 약간의 웃돈(premium)을 주고 Manhasset이라는 지역에 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Manhasset은 동네 이웃들도 서로 여유가 있고, 적당한 비율의 Asian과 Non-Asian 인종들이 어울려 사는 지역으로 아이를 키우기에는 아주 좋은 지역이었습니다.
NYU에서는 Experimental Autoimmune Encephalomyelitis (EAE)모델를 이용하여 다발성 경화증 동물 모델을 만들고 이 동물 모델에서 meninges 에 존재하는 tertiary lymphoid organ (TLO)의 역할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은 질병 발생 후 평균 15년- 20년이 지나면 재발이 없이도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이차진행성(secondary progressive course) 경과를 겪게 됩니다. 다만 한번 이차진행성 경과로 이환이 되는 환자들은 기존의 치료제에도 잘 치료가 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는 이러한 이차진행성 악화의 원인이 환자들의 뇌수막(meninges)에 염증세포들이 군집을 이룬 후 3차림프기관(tertiary lymphoid organ, TLO)을 형성하여 적극적인 면역 반을을 일으킨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TLO의 형성 원인과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 생각하게 되어 이를 진행하였습니다.
NYU에 도착해서 LAB생활을 하면서 크게 느낀 점은 M.D,,Ph.D에 대한 시각이 한국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한국에서는 MD,PhD는 임상의로 주 역할을 하고 이외의 시간을 쪼개어 PhD학위를 받는데 미국 그리고 NYU에서는 MD로써의 교육 혹은 업무를 중단하거나 혹은 최소한으로 하고 PhD로써의 수련 혹은 연구를 주로 하면서 PhD 학위를 받고 또는 post-Doc생활을 하는 것이 한국과의 큰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PI인 Dan도 새로운 발견에 대한 출판을 계속 하지만 그러한 새로운 발견으로 가는 과정은 다소 전통적인 실험방법을 기반으로 하고 이 위에 추가적인 신기술을 적용시키는 스타일인 점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연수에 있어서 제가 예상을 미처 하지 못한 점은 연구의 진행에 있어 제가 실험 기술이 부족한 만큼 Post-doc과 2인 1조로 일을 하고 실제 실험은 Post-doc이 전담으로 할 것을 기대하였었는데 Dan은 모든 실험은 본인이 직접 해야 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어 관련된 모든 실험을 제가 직접 배워서 하는 것을 기대했다는 것을 미국에 도착한 뒤 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많이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2년을 예상한 연수를 헛되게 보낼 수 없고 또 주변에 있는 competitive 한 Littman LAB post-doc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어영부영 직접 실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거의 종일 서있는 자세로 관절통도 생기고, 노안이 새로 발생해 동물에 trans cardiac infusion을 해야 하는데 needle tip이 보이지 않기도 했고, 또 쥐에 물려서 anaerobe감염도 되는 우여 곡절이 많았지만 덕분에 동물 다루는 법, 조직 채취, 조직 염색, spectral flow cytometry, Confocal microscopy, 조직 section, 그리고 새로운 실험 protocol의 개발들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수확도 얻었습니다. 다만 1년 6개월 정도 되어 나름 실험에 자신이 생기면서 드는 생각이 “이정도면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취직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이 고생을 하고 이 50살 가까운 나이에 연구원으로 새로 시작할 것은 아니지 않나?”는 허탈한 생각도 드는 양가 감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EAE모델의 meninges에서 TLO (Fig 1)를 확인하였고 이 TLO-like structure에서 기능적인 fibrotic tissue인 follicular dendritic cell 들이 관찰 (Fig 2)되는 것 까지 확인하였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의 업무 공백이 발생하게 되어 2년으로 예정되었던 연수를 중단하고 귀국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림 1. EAE 모델의 brainstem에서 B cell predominant한 lymphocyte aggregation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일부 Ki-67 및 RORgt염색 양성인 세포를 확인.
그림 2 EAE meninges 뿐 아니라 cerebellum의 B cell aggregation이 관찰되었으며 follicular dendritic cell이 해당 부위에 확인되어 secondary follicle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
뉴욕 생활을 돌이켜 보면 평생 다시없을 경험이었던 같고 그 만큼 배운 것도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일이든지 체력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어떻게 보면 탈도 많을 수 있던 저의 1년 7개월 여의 공백 기간동안 도움을 주신 선배 동료 교수님들, 묵묵히 제 빈자리를 채우느라 고생이 많았던 후배 교수님, 그리고 저희 SNUH Neuroimmunology LAB 구성원들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