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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europhysiologist Newsletter /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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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기 연수기 : Duke Immune Profiling Core (DIPC)

신하영 연세의대 신경과학교실

안녕하세요.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의 웹진 창간호에 저의 연수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기회를 주신 학회측에 감사드립니다.

2020년초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COVID-19 대유행의 영향으로 해외 연수를 계획하셨던 많은 분들께서 계획이 취소되거나 일정을 연기하시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COVID-19로 인한 방역조치들이 조금 풀리면서 다시 연수를 나가시는 분들의 소식을 접하고는 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연수를 계획중인 회원님들께 연수 준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여러 회원님들께는 제 연수 경험과 연구 주제를 공유드리고자 부족하지만 연수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더램에 위치한 듀크대학교 medical center, Duke Immune Profiling Core (DIPC)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다녀온 DIPC의 실험실은 혈액이나 비장, 암조직 등 각종 조직들의 샘플을 처리하고 보관하여 유세포분석과 multiplex immunoassay를 이용하여 임상적 결과를 예측하는 면역학적 특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MG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면역학적 특성과 임상양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제 연구 관심분야가 중증근무력증(MG)이어서 2017년 5월 뉴욕에서 열린 13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yasthenia Gravis and Related Disorders에 참석하였었습니다. MG는 희귀질환이고 연구자들도 그 수가 적어 학회가 5년에 한 번씩 열리고 학회의 규모도 작고 가족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처음 참석한 제게도 많은 연구자들이 환영을 해주었고 이 학회에서 맺어진 인연으로 2년 뒤 제 연수 기관이 정해졌습니다. 그 곳에서 듀크대학교 DIPC에서 연구를 수행 중인 John Yi 라는 한국계 면역학자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연구재단 신진연구를 수행 중에 있었는데 이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자를 대상으로 연구재단에서 국제협력사업 제안이 있었습니다. 이 때 John에게 연락하여 함께 과제를 수행하기로 하여 제안서를 제출하여 선정되었습니다.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2018년 2월에 약 2주간 그리고 같은 해 7월 한 달간 DIPC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장기 연수 전에 사전 답사를 다녀온 셈이었습니다. 첫 2주간 방문에는 DIPC 실험실에서 수행 중인 연구들을 접하였고 연구 프로토콜을 공유받았습니다. 특히 혈액이나 조직을 처리하여 보관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한 달간 방문 기간 동안에는 가족들과 함께 지냈고 연구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생활 환경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듀크대학교 신경과는 중증근무력증의 대가 중 한 분인 Donald Sanders 선생님이 계시며, Jeffrey Guptill 등 MG에서 유명한 연구자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는 MG 쪽에서는 유명한 기관입니다. 이 기간 동안 이 두 분과 친분을 쌓고 MG에 대하여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고 제가 수행 중인 연구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제 연구 수행과 가족들의 생활에 적합한 곳임을 확인하였고, 같은 곳으로 연수를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John, Jeffrey와 함께 선우&조 클리닉 방문 2018년 12월

2019년 3월부터 연수를 시작하기로 준비하는 동안 John과 Jeffrey를 서울로 초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2018년 12월에 열린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에서 두 연구자를 모셔서 신경근육질환을 전공하는 신경과의사들과 교류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John과 Jeffrey가 서울에 머무는 동안 경복궁, 비무장지대를 같이 둘러보며 서로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특히 선우일남 선생님 클리닉을 방문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MG에 대하여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ID card
Cameron indoor stadium에서 John과 함께 전미대학농구
최강팀인 Duke Blue Devils 경기 관람 2018년 2월

이런 행운과 같은 기회들로 저는 연수 초기 적응에 어려움이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험실에 출근하면서 몇 가지 필수 교육들을 마치고는 바로 실험과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매일 주로 샘플들의 처리와 보관 그리고 flow cytometry와 multiplex immunoassay를 수행하였습니다. 저는 임상의사로서 의미 있는 연구 수행에 있어서 강점이 환자로부터 임상정보와 인체유래물을 얻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환자분들께서 제공하여 주신 귀한 샘플들을 잘 처리하고 보관해두었다가 이 샘플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능력있는 연구자들에게 제공해드리는 것이 제가 해야할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수기간 중 샘플 처리와 보관 방법을 몸에 확실히 익히기 위하여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acetylcholine receptor (AChR), MuSK, LRP4 에 대한 항체 등 MG와 관련된 항체들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MuSK와 특히 LRP4 항체 검사 시행에 어려움이 있어 늘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연수 기간 중 이들 항체를 한 번에 분석하는 검사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다행히 연수 기간 동안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재단 연구비를 받아 현재 이 검사법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MAGPIX라는 기기를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 기기를 이용하면 최대 50개의 물질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저희 실험실에서는 MG 뿐만 아니라 CIDP 등 다른 질환들과 연관된 자가항체를 검출하려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여러 회원님들께서 자가항체 관련 진료를 하실 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Jeff와 실험실동료들. 2019년 6월

그리고 임상적인 면에서는 연수 기간 중 듀크대학병원에서 MG 환자 진료와 전기진단검사를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현실과 비슷한 면과 다른 면을 모두 경험하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MG 환자 진료를 더욱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의 전기진단검사 시행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DIPC 동료들과. 2019년 6월
추수감사절날 surprise birthday party 2019년 11월

추수감사절과 겹친 제 생일에 현지 동료들이 해준 surprise celebration, 연수기간 중 근처에서 함께 연수를 하고 계셨던 조중양, 안석원 교수님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과, 2020년 3월부터는 미국에 COVID-19 대유행이 매우 심해져서 실험실이 폐쇄되고 마트에 화장지 등 생필품이 떨어져 여기저기 생필품을 구하러 다녔던 기억 등 1년여 연수기간 동안의 여러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연수를 잘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잘 지내 준 저희 가족과 저희 가족을 돌봐주신 양가 부모님들, 연수기간 실험실과 병원에서 저를 도와준 현지 동료들, 제가 비워둔 자리 잘 메꿔주신 세브란스병원 동료들 그리고 연수 전후로 많은 도움과 조언을 주신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여러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실험실 마지막 출근날 동료들과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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